[내용과 전혀 상관없는 사진. 걍~ '일'이라는 테마때문에...^^]

 

 

흥겹던 마음이 한 순간 저 밑바닥으로 뚝 떨어졌습니다. 팀장님께 매우 사소한 지시사항을 하나 받았을 뿐인데 말이지요. 그 일은 별일도 아니었습니다. 개발자에게 전화 한 통하여 진행되고 있는 프로젝트 시작 시점을 알려주는 것뿐이었으니까요. 그런데 그것을 들었을 때 뭔가 꺼림칙한 기분과 불편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일정이 확실하지 않은 듯 하여 일단 그 지시사항에 대해 지금 해야 되는지 되물었습니다. 묻던 제 입에는 이미 감정이 묻어있었습니다. 아마 그것은 '알아서 할게요' 라는 심정에서 나온 것일 것입니다. 그런 미묘한 변화를 눈치채지 못할 분이 아니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그것을 지시했는지를 충분히 설명을 해주셨습니다.

 

한 번 꺾인 감정은 에너지까지 덩달아 다운시켜버립니다. 순간적으로 위기감이 느껴지더군요. 이 상황을 올바르게 처신하지 못하면 상승 곡선을 그리던 기운이 깎여버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전에도 비슷한 경험에서 충동과 감정이 이끌리는 대로 행동하다가 짧게는 2~3일 길게는 한 달 이상 의욕 없는 상태로 지내게 될 때가 많았었거든요.

 

지시사항을 수행하고 평소대로 행동하려고 하는데 쉽지 않았습니다. 전과 다름없이 혹은 더 챙겨주시는 팀장님께 그 감정이 자꾸 올라와 불편해지는 제 모습에 두 번 실망을 하게 되더군요. 퇴근 후 카페에서 그 마음을 되짚어 보았습니다. 몇 줄 쓰지도 않았는데 답이 나오네요. '배짱이 양심의 찔림에 의한 꿈틀거림' 이라고 할 수 있겠더군요.

 

근래 업무에 집중하지 못하고 최소 시간 투자로 최저 요구사항만 충족시키려 했습니다. 업무 시간에는 개인적인 일이나 인터넷 쇼핑, 웹 서핑 등 다른 짓 하기 일쑤였지요. 맡겨진 일을 제대로 하고 나서 해도 찜찜했을 텐데 그것도 아니니 평소부터 찔리고 있던 양심이 터져버린 게지요. 주도적으로 개선하지 못한 제 자신에 대한 실망은 보너스였습니다.

 

다음 날부터 다른 핑계를 찾기 보다는 제게 맡겨진 일에 집중하려 노력했습니다. 벌써 매너리즘이 상당히 쌓였는지 만족할 만한 수준이 아니었네요. 그래도 쭉 떨어져 있던 에너지가 올라오는 것을 느꼈습니다. 다른 사람 특히 팀장님께 어떻게 보였을지 모르겠지만 최소한 자신에 대한 믿음은 지키려 노력하고 있으니 말이지요.

 

어떤 책에서 ' 한참 나이 들어 지난 날을 회상할 때 일을 더 많이 하지 못한 것을 후회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 말하던 구절이 생각나네요. 당시 맞아 맞아하며 밑줄 친 기억이 납니다만 ', 대충하고 놀자'라는 뜻으로 고개까지 끄덕인 것은 아니었습니다. 아마도 일에만 파묻히지 말자는 뜻이었을 텐데 함몰은 고사하고 균형을 제대로 지키지 못했습니다.

 

일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니 자신에 대한 실망을 키울 뿐이었습니다아마 그 간단한 지시사항은 채찍이 되어 맞았던 것이지요스스로 얼굴은 화끈, 양심은 따끔했으니 제대로 혼났네요. , 할 때는 바짝 해야겠습니다. 때에 맞는 역할에 충실해야 마음이 편해지는 게 역시 제 본성인 듯 합니다. 징검다리 휴일이 있어 가볍게 시작하는 한 주, 무엇보다 편안하게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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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감사한 마음으로, 지상 Dream

http://wangnet.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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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 안녕하세요. 왕지상입니다. 이 편지는 한 주 한 주를 보내면서 겪은 일들과 그 느낌을 매우 개인적으로 기록한 것입니다. 자주 만나지 못하니 이런 소식이라도 나누면 어떨까 하고 생각했습니다. 수 많은 스팸 메일 중 하나를 더 추가할지 모를 우려를 뒤로 하고 보냅니다. 이런저런 회신을 주신다면 더욱 좋을 일이지요. 그러나 저러나 저는 이렇게 살고 있습니다. 어떻게 살고 계시는지요?

 

 

 

by 왕마담 2013.09.30 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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