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왕지상입니다. 오래간만에 재미있는 영화를 한 편 보았습니다. 개인적인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조급하게 결론으로 치닫는 해리포터 마지막 편의 아쉬움을 위로해 줄만하더군요. 그래서, 이번 주 편지는 짧은 영화 감상문입니다. 감상문이라 해도 스포일러가 될 만한 요소는 피했습니다. 그러니 안심하셔도 좋습니다. 대신, 반말로 썼습니다. 감상문을 존댓말로 쓰는 것은 좀.... 그러니 양해 부탁 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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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형제'를 연출한 장훈 감독과 '공동경비구역 JSA'의 시나리오 작가인 박상연 작가, 이 두 사람은 모두 전작에서 남북한의 첩보원과 병사들의 우정을 다루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런 그들이 전쟁 속으로 뛰어들어 치열한 전투 현장 속으로 뛰어들었다. 그들은 사실적이며 생동감 넘치는 전투 장면과 치밀하면서도 군더더기 없는 흐름을 유지하면서 관객을 화면 속으로 깊숙이 빠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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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는 우리나라 사람들만이 느낄 만한 '연민'을 자극할 만한 질문을 수도 없이 던진다. 순간 순간 삶과 죽음이 오가는 시체로 이루어진 고지 전투 속에서 과연 생명을 담보로 옳고 그른 것이 무엇인지 물어보는 듯 느껴진다. 그 중 신임 중대장의 대사가 기억난다. 아니 주인공인 김수혁 중위가 던진 화두를 신임 중대장이 전달한 대사이다. "우리는 인민군과 싸우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전쟁'과 사우고 있습니다. 그러니 살아남는 사람이 가장 강합니다." 참 많이 들어본 뉘앙스를 푹푹 풍기고 있지만 이 영화를 가장 잘 말해주는 대사인 듯 느껴진다. 그리고 그들에게 찾아가는 '12시간'의 잔인함에는 나도 모르게 '' 소리가 난다. '12시간'을 보면서 작가의 상상력에 놀란다. '이게 바로 반전이구나'라는 점을 여실히 보여주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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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전쟁 영화를 좋아하는 편이다. 그것은 이 장르만이 줄 수 있는 특유의 무언가가 있는 듯 해서이다. 그 이유는 좀 생각해보니 무척 잔인한 극임에도 그 속에서 뿜어져 나오는 끈질긴 삶의 호흡 때문인 것 같다. 물론 그것을 포장하고 있는 스펙터클하고도 블럭버스터한 연출 또한 좋아한다. 하지만, 어떠한 영화나 작품들도 마찬가지지만 스토리 없는 뻔지르르한 겉포장은 금방 싫증이 난다. 전쟁은 그 이유가 어떠하던지 직접 겪어보지 않아도 비극적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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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극은 실패나 패배에 대한 단순화된 관점을 버리게 하고, 우리 본성의 풍토병과 같은 우둔과 일탈을 너그러운 눈으로 바라보게 한다. 사람들이 비극 예술에 담긴 교훈을 받아들인 세계에서는 실패의 결과가 우리를 그렇게 심하게 짓누르지 않을 거이다." - 알랭 드 보통의 불안 중 -

 인간성을 시험하게 하는 전장을 간접적으로 보면서 숙연해지는 이유는 사람의 본질에 대한 질문들 때문일 것이다. 일상 속에 파묻혀 무관심하게 지나쳐버리는 사람과 사물에 대한 많은 의문을 다시 생각나도록 만들어 준다. 또한 그 엄청난 비극적 작품들 앞에 내가 겪고 있는 작디 작은 부딪힘 들과 실패에 대한 결과 혹은 걱정에 너무 집착하지 않아도 될 것 같은 기분을 느껴지게 만든다. 그것이 비극적 작품들이 내게 주는 위로의 메시지가 되는 것 같다.

 어쩌다 보니 '비극'에 대한 예찬론을 펼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결론은 재미있는 영화 한 편 보았다 입니다. '재미'라는 것이 무척이나 개인적이고도 주관적이 생각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기에 제가 재미있다고 다른 사람들 역시 재미있으리라 생각하지는 않습니다만, 이 말을 하고 싶은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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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한 주 보내세요.^^

 

 



 

by 왕마담 2011.07.25 0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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