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터]

 

무미건조하지만 스릴러다운 영화

 

다큐멘터리 같지만 스릴을 충분히 맛볼 수 있는 장면들이 많습니다. 빈 라덴 측근을 확인하기 위해 현장 요원이 투입되어 사진을 찍고, 파키스탄에서 미국인이라고 테러 위협을 당하며, 중동에서 받는 백인들의 압박감 등은 극적인 장면이 아님에도 긴장하게 만들더군요.

 

몇 번의 폭파와 테러 그리고 고문 장면 등은 현실인 듯 보여지기에 더욱 영화가 주는 쾌감보다는 아찔함을 느꼈습니다. 혹 그 이상의 말 그대로 영화 같은 효과들을 원했던 사람들이라면 실망할 수도 있습니다.

 

아카데미 음향 편집상을 수상한 작품답게 빈 라덴을 체포하기 위해 스텔스 헬기 2대가 파키스탄을 침입하는 장면의 사운드는 압권입니다. 흔한 헬기소리라기 보다는 지형에 따라 음향이 어떻게 전달될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한 듯 하지요.

 

제로 다크 서티 : 자정 이후의 30. , 00:30분을 말한다. 가장 어두운 이 시간에 군사 작전이 주로 행해진다. 참고로 영화 <베를린>에서는 러시아의 첩보기관인 KGB '사람이 가장 약해지는 시간' 새벽 4시를 언급했다.

 

여주인공 같은 감독 캐스린 비글로우

 

3년 전 <허트 로커>를 통해 최초의 여성 아카데미 감독상을 수상한 캐스린 비글로우(Kathryn Bigelow). 필모그라피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긴 <폭풍 속으로>라는 영화를 발견했습니다. <허트 로커>와는 20여 년의 시간차가 있는데 그 동안 무얼 했는지 궁금했지요.

 

<폭풍 속으로>의 성공이 후 내리 하락세를 겪습니다. <스트레인지 데이즈>, <웨이트 오브 워터>, <K-19 위도우 메이커>등 줄줄이 흥행에 실패하지요. 여성 감독으로서 선 굵은 연출작들이 고배를 마실 때마다 어떤 수식이 붙었을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허트 로커>를 통해 재기는 물론 여성 최초로 아카데미 감독상까지 수상합니다. 연출가로서의 의지와 뚝심을 어렴풋이 볼 수 있을 듯 하다. 참고로 <허트 로커>의 연출을 추천한 사람은 그녀의 전남편인 <제임스 카메론>입니다. 공교롭게 그 해 <아바타>감독상을 받지는 못하지만 흥행기록을 갈아 엎지요.

 

 

[긴박함이 살았는 네이비 씰 침투장면]

 

 

전투 현장에 있는 듯, 그래서 다큐 같은 영화!

 

극장 내 상영관이 가장 낯설 때는 아마도 영화가 시작할 때일 것입니다. 눈이 어둠에 적응하기 전이기 때문에 매우 어둡지요. 분명 시작했는데 깜깜한 화면 그대로 9/11 당시 실제 육성 녹음을 들려주는 첫 장면, 강렬합니다. 이 영화의 현장감을 잘 대변해주지요.

 

영화 전반적인 느낌이 마치 현장 보고서를 받는 느낌입니다. 개인 선호에 따라 호불호가 극명할 듯 하더군요. 빈 라덴을 체포하거나 사살하기 위한 30여분의 장면과 간간히 터지는 테러 장면 외에 전쟁 영화에서 흔히 기대되는 스펙터클 함은 보이지 않습니다.

 

2시간여를 꾹 참았다고 여겼는지 Last 30여분의 스릴감은 수작입니다. 잘 만들어진 스릴러 같이 손에 땀이 쥐어질 정도였지요. 각종 촬영 효과도 한 몫 하겠지만, 사건 해결을 위해 주인공 마야의 고된 땀과 눈물 그리고 동료들의 피를 보고 난 후이기 때문은 아닐까요?

 

고문을 옹호하는 영화? No. 사실 그대로를.

 

캐스린 비글로우는 이미 <킬 빈 라덴>이라는 작품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주요 스토리는 미군이 빈 라덴 검거에 실패하는 영화인데 그 와중에 사망 소식을 듣자 노선을 변경하여 <제로 다크 서티>를 찍었다고 하지요.

 

영화 중간 간간이 터지는 테러 장면의 폭파 Scene들은 전작인 <허트 로커>에서 쌓은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합니다. 하나 더 실력이 쌓인 건 실제와 같은 고문 장면입니다. 이를 통해 빈 라덴을 체포(사살)했으니 그 행위를 옹호한다는 논란을 많이 불러 일으켰지요.

 

실제 보니 옹호한다기 보다는 사실 그대로를 담기 위한 노력으로 보여집니다. 이미 우리는 미군들이 실제 가혹행위를 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요. 몇 년 전 미군들의 포로 학대 사진들이 Google을 통해 전세계의 뉴스 타임을 떠들썩하게 만들지 않았습니까.

 

그렇기는 해도 고문이라는 행위가 가해자와 피해자 그리고 주변 사람들에게 끼치는 영향에 대해 언급했으면 어땠을까 싶더군요. 또 하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 그 행위에 대한 시야가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를 보여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은 남습니다.

 

 

[마야 역의 제시카 차스테인]

 

골든글로브 여우 주연상을 수상한 마야역의 제시카 차스테인

 

골든글로브 여우 주연상을 수상한 마야역의 제시카 차스테인을 보면서 미드 <홈랜드>의 여주인공인 클레어 데인즈가 생각났습니다. 모두 CIA 정보 분석가이며 대테러 요원이지요. 마야가 좀 더 정상인에 가깝기는 하지만. 그녀들의 무기는 힘에 있지 않지요. 뛰어난 정보 수집과 분석 그리고 판단력에 있습니다.

 

빈 라덴을 체포하기 위해 마야는 10년의 세월을 고스란히 투자합니다. 온갖 위험과 밤낮없는 작전 그리고 잊었던 사생활, 어쩌면 빈 라덴의 시신을 멍하게 볼 수 밖에 없는 그녀의 심정이 조금은 이해가 가더군요.

 

 

       

 

 

by 왕마담 2014.03.02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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