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며, 가는 길

 

어제 스터디반 13기 수료 기념 작은 음악회가 있었습니다. JS스튜디오의 작지만 편안한 파티나 다름 없지요. 11기에 속해 있었던 제가 수료할 때 많은 선배님의 참석에 감사했던 기억이 아직도 있어요. 별다른 일이 없으면 참석해서 흥겨움을 더하는 것도 즐거운 일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난 12기 작은 음악회에도 참석했었지요. 당시 <L'utima canzone>곡을 준비해갔는데 악보를 제대로 챙겨 놓지 못해서 음악회를 망쳤던 기억을 갖고 있었습니다. 사실 이번 음악회 참석할지 망설였어요. 가고 싶기는 한데 이번에 준비하고 있는 곡인 <Non tamo piu>에 대한 자신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12기 때의 그런 악몽을 되풀이 하기는 싫었어요. 어느 정도 연습을 하고 싶기도 하여 지난 토요일에는 자유연습까지 했는데 작은 음악회를 가는 길부터 떨렸습니다. 시간이 오래되어도 정말 좋아하는 걸 할 때는 이런 떨림이 오는 거 같다는 생각을 해보았어요.

 

 

[Lascia ch'io pianga by Jose Carreras]

 

 

긴장하며, Open the door

 

가는 길에 귤이라도 사가야지 생각했었는데 마침 중간에 항상 보이던 과일 가게가 문을 닫았습니다. 케잌을 사갈까 하다가 이건 누군가 사오실 듯 하여 염치 불구하고 빈손으로 갔어요. 다시 집에 가고 싶도록 떨리는 마음을 억누르고 문을 열자 13기 반장님 웃는 얼굴로 맞아 주시더군요.

 

반장님은 토요일 포인트 레슨과 자유 연습 시간 때 얼굴을 뵈어 반가웠습니다. 벌써 문성우 선배님은 리허설에 한창이더군요. 11기 수료를 축하해주러 한 달음에 오셨을 때와 비교도 되지 않을 실력 발휘에 놀랐습니다. 팔로우업 3반 동학 대선배님(?)이지만 친근한 순수청년님 옆에 앉으니 마음이 좀 안정되는 듯 했어요.

 

긴장된 탓에 연거푸 화장실을 다녀와 리허설 타이밍을 놓쳤습니다. 음악회는 이재성 선생님의 축하사와 13기 반장님의 능숙한 솜씨의 진행으로 시작됐어요. 중간에 반장이라는 직책이 한 번 바뀌셨다는 군요. 우여곡절이 많았던 만큼의 깃수였던 만큼 노래에 대한 열정은 높아 자극을 팍팍 주었습니다.

 

 

[Nella Fantasia by Garðar Þór Cortes]

 

 

감탄하며, 파티 시작하다

 

13기 총 5분 중 한 분이 부득이 회사 일 때문에 참석을 하지 못하셨어요. 특히나 홍일점이셨다는데... 아쉬움이 너무나 컸습니다. 스터디 13기를 하시면서도 팔로우업 3반에도 나와 병행하셨던 이일우님의 선창으로 시작했어요. 감기때문에 컨디션이 저하되어 있었을 텐데도 가곡 <그대 있음에>을 멋지게 불러준 모습 참 보기 좋았습니다.

 

곧 반장님 문형민님의 <Lascia ch'io pianga>를 들었어요. 포인트 레슨과 자유 연습 시간에도 뵈었지만 무대 체질 이신 듯 합니다. 특유의 강점인 뻗치는 힘 역시 벌써 전보다 컨트롤이 많이 되고 있으신 느낌이었어요. 스케일 스타일에서 레가토를 자연스레 타시던 모습 역시 정성들인 연습이 왕도인 듯 보였습니다.

 

13기 김용구님 역시 <Lascia ch'io pianga>를 부르셨는데 반장님과는 또 다른 매력을 뿜어 내셨어요. 큰 키에서 시원하게 뿜어져 나오는 시원스러움이 있었습니다. 저는 사실 이 곡을 배웠지만 제대로 불러보지 못해 아쉬웠는데 그 아쉬움을 더욱 배가 시켜주는 질투 나는 연주였어요.

 

서파로티로 불리는 서영광님이 13기의 마지막 연주자였습니다. 왜 그가 Last 무대를 장식했는지 노래를 시작하자 마자 알겠더군요. 비록 알지 못하는 곡이었지만 처음 듣는 사람 마저 푸욱 빠지게 만드는 힘을 갖고 있었습니다. 바리톤의 묵직함과 테너의 우렁참을 모두 겸비하고 있어 부러웠어요.

 

13기 연주가 끝나자 선배님들의 축하 연주가 이어졌습니다. 막내 깃수부터 시작했는데 12기 이재성님이 <넬라 판타지아>로 감성 돋아난 연주를 보여주었어요. 개인적으로 무척 좋아하는 곡이라 마음으로 같이 따라 불렀는데, 순간적으로 감정이 울컥하는 감동이 찾아 왔습니다.

 

 

[O del mio amato ben by Luciano Pavarotti]

 

 

또? 무너지는 박자를 느끼다

 

드디어 11기였던 제 차례, 아이고~ 작은 무대인데 그 자리는 왜 그리도 떨릴까요? 작은 음악회, 포인트 레슨, 자유연습 상관없이 늘 떨리게 만드는 이상한 자리 입니다. 간단하게 제 소개와 함께 지금의 심정을 말씀드리고 노래를 시작했지요. 부르는데 점차 감정에 몰입되게 되었습니다.

 

아마도 <넬라 판타지아>에서 받은 감동의 여운인 듯 했어요. 하지만 박자는 자꾸 무너져 내렸습니다. 어떤 곳은 좀 빨리 시작했고 또 더 느리게 따라간 곳이 많았어요. 연습 부족이 탄로났습니다. 부끄럽지만 사실 박자를 잘 못 마치는 박치여요. 그나마 선생님과 반주쌤에게 많은 지도를 받아 이제야 부족한 게 뭔지 인식되고 있습니다.

 

저의 아쉬운 무대를 뒤로 하고 9기 선배님 (성함을 외우지 못해 죄송합니다) <O del mio amato ben>이 이어졌어요. 지난 토요일 자유 연습 때도 뵈었습니다. 노래에 대한 깊은 애정은 다른 분들 못지 않았죠. 선생님께 배우 대로의 모습을 유지하며 감정을 내어 부르는 모습을 배웠습니다.

 

 

[O del mio dolce ardor by 조수미]

 

 

홍일점 그리고 선생님, 출격하다

 

오늘의 연주자 홍일점 문성우 선배님의 축하연주가 이어졌어요. <O del mio dolce ardor>였습니다. 예전에 불러 봤던 기억이 있는데 중간과 마지막 부근의 연속되는 선율을 타야 되는 어려운 곡이었어요. 소프라노의 청량한 음색과 자연스런 고음을 뽐내시는 모습, 아름다우십니다.

 

대선배님(?) 문정주님의 <Panis angelicus>가 마지막 연주를 장식했어요. 팔로우업 3반을 같이 하고 있어 여러 번 들었던 곡이라 친근했습니다. 누구보다 열정적인 모습을 보고 있기 때문에 항상 자극을 받는 선배님입니다. 이번에는 무대 위의 담담한 모습 역시 인상 깊더군요.

 

이번 작은 음악회의 하이라이트, 선생님의 축하 연주이 이어졌습니다. 비록 곡은 몰랐지만 연습의 결과가 어떻게 노래에 합쳐져야 하는지를 보는 듯 했어요. 준비되지 않아 부끄러워하셨지만 당당한 모습은 훈련했던 결과로 얻은 자신감이 아니었을까 합니다.

 

 

[Panis angelicus by Andrea Bocelli]

 

 

작은? 음악회

 

작은 음악회로 불려지지만 뜨거운 열기는 다른 연주회 못지 않아 보여요. 스터디를 수료한 분들은 물론 축하 연주를 했던 선배님들의 모습, JS 스튜디오의 순수한 열정을 볼 수 있을 듯 합니다. 다음 연주회는 향상 음악회인데 전 더욱 연습에 박차를 가해야겠습니다. 후배이지만 저보다 더욱 멋진 모습을 보이는 13기 분들에게 자극을 바짝 받았기 때문이죠.

by 왕마담 2015.01.29 00:30
| 1 2 3 4 ··· 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