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저는 자다 말고 마치 미친 놈처럼 이 글을 씁니다.
하지만, 일상의 작은 발견에 대한 기쁨에 피곤하지 않습니다.

약 이십여분 전 잠을 자려고 자리에 누웠으나,
자꾸만 밖에서 규칙적으로 나의 신경을 긁어대는 소리가 들려왔다.
마치 누군가가 일부러 넓직하고도 얇은 책자를 바닥에 던지는 듯 한 소리.
고요함을 그 소리 하나로 깨부셔버리겠다는 의지가 담긴 듯한 소리다.
어떻게 생각하면 소리라기 보다도 내 귀와 정신 그리고 마음에 누군가가
일부러 찌르기로 작정하고 내는 다분히 공격적인 무기와 같은 소음이었다.

10분 정도 참았다.
하지만, 그 소리는 계속 들려왔고, 나는 결국 잠이 싹 달아났다.
화가 났다. 나의 고요한 휴식과 같은 시간을 방해하는
상대방에게 맹렬한 적개심이 일어났다.
한편으로는 나가서 따져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웃과 쓸데없는 분쟁을 만드는 것은 아닐까라는 두려움도 같이 들었다.
결국 참다못한 나는 몸을 일으켰고 밖으러 나가 나의 적이 누구인지 찾았다.
하지만, 복도에는 아무도 없었다. 나의 적개심을 받아줄 그 적은 어디에도 없었다.
내가 문여는 소리를 듣고 도망갔는지 생각할 그 때 즈음
아파트 문에 붙여둔 광고 전단지가
바람에 의해 그 옆 결로 아파트의 쇠문을 치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순간 나는 멍해졌다.
나는 순간 내 몸을 감싸는 바람과 내 눈 안의 광고 전단지로 부터 벗어날 수 없었다.
나의 적은 바로 바람과 광고 전단지 였던 것이다.
그것을 깨닫게 된 그 순간 내 적개심은 거짓말처럼 사라지고,
다시 고요함이 찾아들고 있었다.
그 어디에도 나의 적개심을 풀 곳은 없었다.

그것들이 다시는 나를 공격하지 못하도록 무력화시키고 들어온 지금 잠을 자려다가
불현듯 떠오르는 아니 밀어닥치는 생각들이 있어 잠을 그냥 자려는 나의 본성을
잘 타일러 나의 방에 불을 다시 밝힌다.

그 동안 내가 나의 문을 열지 못한 것도
그 문 너머에 있는 진실과 마주치는 것을 두려워한 것 때문이 아니었을까?

현실에 불만은 있지만, 안락함 역시 같이 있기에
그 안락함에서 벗어나 귀찮아지는 것이 두려워 한 것은 아닐까?

진정한 진실과 현실을 마주쳐서 '나'에 대한 내가 싫어하는 모습을
발견하게 될 것에 대한 두려움은 아니었을까?

'나'의 초라한 모습을 발견하게 될 것에 대한 두려움은 아니었을까?

하지만, 진정 온전한 삶을 살기 원한다면
나를 둘러싼 현실과 나에 대한 진실을 아는 것에 두려움을 버리고,
더욱 성장하기 위해 닫힌 문을 열고 어두운 복도를 나가야한다.
그리고 불을 밝히고 '나'에 대한 진실과 현실에 당당하게 마주쳤을 때,
그 때가 성장에 대한 진정한 시작의 순간이고,
고요한 용기로 충만되어 자신에 대한 발견이 시작된 순간일 것이다.
이 순간들은 또한 진정한 관계에 대한 시작을 알리는 것일거며,
'나' 자신이 되어 진정한 삶의 흐름에 몸을 맡기는 바로 그 순간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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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을 완수하고 생각한 바를 행동으로 실천했을 때,
궁수는 어떤 두려움도 느끼지 않는다.
그는 해야 할 일을 했고, 두려움 앞에서 물러서지 않았다.
과녁을 빗맞혔더라도 그에게는 새로운 기회가 올 것이다.
그는 비겁하지 않았으므로"                

               - 파울로 코엘료의 '흐르는 강물처럼' 중에서 -




by 왕마담 2009.03.20 0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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