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 다수의 스포가 포함된 리뷰입니다.

저도 감상 전 스포를 증오하는 바, 아직 보지 못하신 분 중

스포를 싫어하시는 분들은 읽지 않는 게 마음 건강에 좋을 것입니다.

 

 

 

 

왠지 친근하게 느껴진 제목을 갖고 있는 영화, <허삼관 매혈기>를 봤습니다. 하정우씨와 하지원씨가 나오기에 믿고 볼 수 있었습니다만, 이 영화는 도대체 어떤 얘기를 하고 있을지 도통 예상되지 않아 즐거웠어요. 친근했던 이유는 우리나라 고전 소설 제목처럼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중국 소설이 원작입니다.

 

<롤러코스터>에 이은 두 번째 연출 역시 휴먼 코미디 영화를 연출한 하정우씨는 주연까지 맡았어요. 어느 한 마을을 세트로 만들어 아늑한 느낌이지만, 이전 한국 영화에서는 보지 못한 아기자기함이 독특하게 느껴졌습니다. 마치 일본같은 중국스러움이 느껴졌다고 할까요?

 

허옥란(하지원)과 결혼까지의 과정이 주된 이야기일 줄 알았습니다. 허삼관이 아버지(이경영)와의 담판 후 거두절미하게 결혼하고 핵심 스토리로 넘어가는 게 인상 깊었어요. 순수하지만 강단있던 그의 모습은 어느덧 의젓하고 귀여운 세아들의 아버지를 보여 줍니다.

 

 

 

 

진짜 이야기는 이제부터죠. 누구보다 아끼는 아들 일락이의 진짜 아버지가 다른 사람이라는 소문에 괴로워 하는 삼관의 모습이 나옵니다. 아름답고 지혜롭게 내조하는 아내지만 의심을 풀기 위한 취조 아닌 취조로 진실을 알게 되죠. '그냥 넘어가지' 싶으면서도 배알꼴린 인간적인 내면에 공감이 됩니다.

 

자기 아들이 아니란 사실을 알고 실망하자 둘이 있을 때는 자신을 아저씨라 부르라 하죠. 11년간 다른 사람의 아들을 키워온 종달새의 왕이란 별명을 얻게 되며 놀림 받자 더욱 미워지게 된 일락이가 사고를 치게 됩니다. 동생을 괴롭힌 심씨의 큰 아들 머리를 쪼개버리죠.

 

치료비를 물어야 하는 데 이게 또 웃깁니다. 허삼관은 진짜 아버지인 하소영에게 물어 달라고 하고, 당연히 하소영은 물어 줄리가 없게 되죠. 결국 차압을 당하게 되기에 이르러 허옥란이 직접 하소영에게 찾아가 당신 아들이 사고친 치료비를 내놓으라고 생떼를 부리다가 망신만 당합니다.

 

 

[아들 삼형제, 삼락이 이락이 일락이]

 

 

결국 딴청만 피우던 허삼관은 자기의 피를 팔아 돈을 마련하죠.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지금의 아내인 허옥란을 맞아 들이기 위할 때도 피를 팔았지요. 당시 매혈에 대한 거부감은 시대적으로 어려운 상황과 방씨를 연기한 성동일씨의 코믹함으로 싹 걷어 내더라고요.

 

가족을 위할 때 마다 피를 팔아 돈을 벌던 허삼관, 하지만 밴댕이 속은 끝장을 봅니다. 차압 당한 가구를 모두 찾아 오고 나서 남은 돈으로 만두를 사먹으려고 하지만 일락이에게 만은 돈을 쓰기가 아깝게 느껴지죠. 썩은 속으로 생각할 때 가족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런 아버지를 따르는 일락이의 의젓함은 코끝을 찡하게 해요. 결국 그렇게 먹고 싶던 만두, 하소영에게 찾아가 아버지라 부르며 한 번만 사달라고 하지만 면전에서 거절 당하죠. 여기도 저기도 갈 곳 없던 일락이의 처지가 어찌나 안타깝던지 속좁은 허삼관이 밉상이 되기도 합니다.

 

 

[한 판 뜨기 직전!]

 

 

영화의 중요한 흐름인 일락에게 두 번의 손님이 찾아와요. 한 번은 하소영의 뜻하지 않은 사고에 의한 봉사를 통한 기회, 두 번째는 그 자신도 친아비인 하소영과 똑같은 병에 걸리면서 쓰러지게 됩니다. 처음이 가족으로의 화해를 보여주는 연출을 보여주었다면 두 번째는 아버지 허삼관의 희생을 보게 되요.

 

화해하기 전 피를 팔아 번 돈에서 만두도 사주기 싫을 만큼의 좁은 속을 보여 주었습니다. 결국 아들로 받아들인 후에는 자신의 목숨을 위협할 정도로 여러번 피를 팔아 일락이의 병을 치료해주려하죠. 진정한 '매혈기'가 시작됩니다. 예상하지 못했는데 눈물 바다를 만들더군요.

 

웃음으로 시작하여 눈물과 감동으로 마무리되는 영화입니다. 또한, 하정우씨 뿐만 아니라 아들 역할한 친구들의 제대로 된 먹방을 볼 수 있죠. 피와 같은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자신의 피를 팔아 가는 허삼관에 대한 가슴 찡한 이야기, '허삼관 매혈기'입니다.

 

 

 

by 왕마담 2015.01.21 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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