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구글 이미지 검색]

 

 

 

 

뮤지컬 작품으로 만들 수 있는 소재는 무엇일까요? 대개 영웅이 나오거나, 사랑에 대한 혹은 서스펜스가 가득한 이야기들이 대다수입니다. 우리 옆에서 볼 수 있을 듯한 이야기로 만든 뮤지컬이 있어요. <넥스트 투 노멀> 입니다. 물론 아이 잃어 환상이 보이는 정신병을 가진 어머니와 흔들리는 가족의 평범하지 않은 이야기죠.

 

그 어머니의 아픔이 또 다른 우리네 상처로 대체한다면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습니다. 가족이란 항상 따뜻하고 평온하며 서로를 사랑만 해주는 존재들로만 구성되지는 않는다는 걸 보여주죠. 뉴스와 신문만 보아도 그런 이야기들로 항상 도배되고 있습니다.

 

음악은 약간 난해하고 대사에는 욕설도 들리고 정신질환을 다루는 작품이라 선뜻 보기는 쉽지 않았어요. 그 때 저를 이끈 건 <2015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에서 유다역으로 깊은 인상을 받았던 배우 최재림씨였습니다. 그의 연기를 보고 싶은 마음이 작품까지 이끌었어요.

 

 

 

[게이브 역을 맡은 한지상씨가 부르는 [난 살아있어]]

 

 

 

 

 

작품 자체의 매력으로 인해 두 번째 볼 때는 이야기의 맥락과 넘버들 그리고 그들의 연기가 쏙쏙 들어왔습니다. 배우들의 복선이 깔린 연기를 보면서 이해하니 순간마다 이입되어 마음이 아프더군요. 좀 낯설게 느낀 음악들 역시 이야기가 가지고 있는 혼란과 어두움 그 속에 피어나는 희망 등을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출연인원 6, 오케스트라라기 보다는 실내악 수준의 음향, 그리 크지 않은 무대 그러나 락 음악과 같이 파동 큰 울림이 스토리와 함께 가슴을 때렸어요. 때론 합창에서도 불협화음처럼 항상 듣기 좋지 않은 건, 서로 대립하거나 의견이 충돌되는 것과 같이 귀를 자극합니다.

 

아버지 댄(이정열씨)과 어머니 다이애나(정영주씨), 딸 나탈리(오소연씨)와 다이애나의 이중창에서 그리 들리더군요. 하지만, 아들 게이브(최재림씨)와 다이애나가 함께 부를 때는 감미롭습니다. [춤을 췄어 우린]은 무도회에서 블루스를 부르는 음악처럼 느껴졌지만 죽은 아들의 환상에 자살을 시도하게 되죠.

 

 

 

[2015-2016 출연진들]

 

 

 

게이브의 첫 신은 마치 관객을 속이기라도 하듯이 살아 있는 것처럼 보여집니다. 나중에서야 나탈리에 의해 그가 죽었다는 걸 알게 되죠. 어머니의 환상 속에 존재하는 게이브의 솔로 아리아들은 [난 살아있어]와 같이 역동적입니다. 그 폭발적인 힘에 관객마저 사로 잡게 되죠.

 

병원에서는 아예 게이브에 대한 기억 자체를 지우기 위한 전기 충격 치료를 시행하게 됩니다. 격렬히 거부하는 다이애나를 설득하는 댄의 아리아 [어둠 속의 빛] '가보자, 걱정은 버리고'라는 가사가 가슴 아파요. 그에게는 가족을 지킬 마지막 방법입니다. 그 가사는 어쩌면 자신에게 부르는 것일 수도 있어요.

 

락 발라드 [망각의 노래]에서는 모든 기억이 나지 않는 다이애나와 함께 부르는 곡입니다. 이때 댄 역시 게이브는 기억은 숨어 있다고 부르죠. 그 역시 잊지 않았다는 걸 알려주고 있습니다. [그 날을 어찌 잊어]는 다이애나가 게이브를 잃게 되던 날을 부르는 곡, 눈물샘 폭풍 자극이죠.

 

 

 

[다이애나와 댄, 게이브가 함께 부르는 아리아, [바로 나] 서로가 이해 받지 못하는 심정에 대한 표현]

 

 

 

 

가족에 대한 생각을 깊이 있게 다룬 작품입니다. 그 구성원들의 아픔을 함께 다루고 있어요. 자신의 아이를 잃은 다이애나의 아픔뿐만 아니라, 어머니의 관심을 받지 못해 항상 외로운 나탈리 역시 비슷하게 아파하는 걸 보여줍니다. 댄과 게이브 마저 상처를 안고 있죠.

 

기억을 다시 모두 찾은 다이애나는 자신이 미쳐있다는 걸 인정합니다. 그제서야 나탈리가 아파하는 게 본인과 비슷하다는 걸 보죠. 용기를 내어 머뭇대다가 딸을 꼬옥 안아주며 '계속 아프겠지만 견뎌보자'는 말을 해줍니다. 딸만은 평범하기를 원했던 다이애나의 본심이 느껴져요.

 

견디겠다는 아리아 [어쩜] 이후 새로운 삶을 살기 위한 결별을 선언하는 다이애나의 [뭐 어쨌든], 댄의 [바로 나(리프라이즈)] 에서는 그 역시 게이브를 간직한 걸 보여줍니다. 외면했던 기억을 껴안습니다. 한 줄기 희망이 시작되는 순간이란 결국 피하고 싶은 그 기억을 끌어 안을 때 시작하는 건 아닐까요?

 

 

 

[독특한 무대 연출, 각자의 공간 속에서 심리 표현에 적합하다]

 

 

 

<인생수업>이라는 책을 보면 잊었던 트라우마 결국 자신이 감당할 수 있을 때 다시 찾아올 거라는 말이 있습니다. 아직 껴안을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면 외면할 수 밖에 없습니다. 대신 다른 아픔들로 채워지겠지요. <넥스트 투 노멀>을 보며 그걸 느껴요. 평범함, 보통스러움이란 결국 없다는 걸.

 

, 회사, , 회사, 어쩌다 외식 등 비슷한 일상을 산다고 해도 그 마음이 어찌 같을 수 있나요. '보통' 혹은 '평범'이란 단어로 그룹으로 말하지만 고유한 사람들로 가득 채워진 우리들입니다. 나름의 아픔 속에서 괴롭고 고통스러워하는 이들이 모여 사는 곳입니다.

 

공연 속의 다이애나 가족들의 견뎌내야 하는 삶을 걸어가면서 각자 자신만의 빛으로 향해 가고 있다는 걸 느껴요. 한 줄기 빛을 찾으러 떠나는 여행이란 삶, 그 위에서 겪게 되는 아픔은 묵묵하게 견디고 기쁨에는 마음을 다하여 누리는... 인생이란 그런 게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참고

1. 월간 <더 뮤지컬>의 기자 김영주님의 네이버캐스트

 - http://navercast.naver.com/contents.nhn?rid=143&contents_id=7099

 

 

 

by 왕마담 2016.03.28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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