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맞는 곡을 선택해야 한다

 

일요일 백화점 문화센터에서 배우는 성악 초급반 외 성악 동호회를 또 가입했습니다. 잘하고 싶은 욕심이 생겨서지요. 가입한 성악 동호회 JS 스튜디오에서 3개월에 한 번씩 얼마나 실력이 늘었는지 확인할 수 있는 향상 음악회를 하고 있습니다. 3회째인 이번 향상 음악회가 제겐 첫 무대가 됐어요.

 

1월부터 팔로우업 수업을 하면서 선곡을 준비했습니다. 처음에 선택한 곡이 바로 <Non t'amo piu>였어요. 불러봤는데 고음이 어렵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제가 가지고 온 악보는 바리톤의 음성이었지요. 재성 선생님이 뽑아 준 테너에 맞춘 곡을 불러 봤는데 목이 터지는 줄 알았습니다. 바로 포기했죠.

 

한 주가 지나 불러본 곡은 독일 가곡 <Ich liebe dich>였습니다. 연습할 때는 고음이 올라갔는데 안되더군요. 게다가 독어 특유의 발음도 전혀 되지 않았습니다. 무리다 싶었어요. 그리고 고른 곡은 한국 가곡 <애모>였습니다. 하지만, 포인트 레슨 황세진 선생님께서 아직 우리 가곡을 하기엔 발성적으로 무리가 있다고 하시더군요.

 

 

[Ich liebe dich by Andrea Bocelli]

 

 

 

발성 이전 박자와 음정이 먼저다

 

벌써 1월 중순이 넘어가는 시점, 초조했습니다. 제가 고르는 노래는 주로 일요 클래스에서 배우는 곡들이라 그 외에 아는 곡들이 별로 없었죠. 새로운 노래를 다시 배우기에는 무리가 있을 듯 했습니다. 재성 선생님께 부탁해서 <Non tamo piu> 테너 음을 조를 낮추어 불러 봤어요. 이번엔 고음에서 목에 무리가 별로 없었습니다.

 

밀고 나가기로 했어요. 유튜브에 올라온 유명 성악가들의 노래를 들으며 연습했습니다. 다시 보름쌤 반주에 맞춰 불러 보는 데 재성 선생님의 지적으로 박자가 하나도 맞지 않는다는 깨닫게 되며 멘붕에 빠졌어요. '파바로티 등의 대가들이 부르는 대로 했는데 왜 틀리지?' 싶었으나, 악보 대로 불러야 한다는 걸 깨닫게 됐습니다.

 

부끄럽지만 그제서야 악보를 살펴봤어요. 전에는 가사만 봤을 뿐 음정이나 박자에는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습니다. 혼자 연습하는 걸로는 안되겠다고 싶었죠. 자유 연습을 신청해서 보름쌤과 맞춰 보는 데 충격적인 인식을 하게 됐습니다. 1절과 다른 2절의 박자와 음정이 그제서야 눈에 들어오게 됐어요.

 

 

 

 

 

기본은 악보대로 불러야 한다

 

박자와 음정이 안되니 발성 연습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생각해 보면 노래를 더 잘 부르기 위한 방법이 발성인데, 노래 자체를 하지 못하는 것과 다름 없었지요. 재성 선생님은 물론이고 포인트 레슨 시간 황세진 선생님까지 발성보다 박자와 음정이 먼저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제야 이 곡, <Non t'amo piu>의 어려움이 느껴졌지요.

 

어려운 음정을 계속 연습하는 데도 잘 안 잡히더라고요. 한 숨이 어찌나 나던지~ 왜 이럴까 고민해봤습니다. 퍼뜩 유튜브에 올라와 참고하던 파바로티나 호세 카레라스, 강무림씨 등의 음정이 다르다는 게 느껴졌어요. 저는 음정을 낮추어 부르고 있는데 계속 높은 음정을 참고하고 있던 겁니다.

 

안 되는 음정 '' '' 그리고 '#'을 피아노로 치면서 맞춰 봤어요. 유튜브의 대가들이 부른 것보다 그 음정대로 녹음한 걸 들어 자연스럽게 부를 수 있을 때까지 연습했습니다. 조금씩 다르다는 걸 느꼈어요. 이후로는 대가들이 부르는 건 노래의 전반적인 완성도와 감정적인 부분을 어찌 부르는 지를 참고해야 한다는 걸 깨닫게 됐습니다.

 

 

[가장 따라 부르고 싶은 파바로티가 부르는 Non t'amo piu]

 

 

 

장소가 달라지면 노래도 달라진다

 

연습을 제일 많이 했던 곳은 역시 JS 스튜디오 입니다. 팔로우업 수업, 포인트 레슨, 자유 연습이 모두 같은 장소에서 하죠. 설 연휴 개인 연습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걸 알고 양재 근방에 있는 연습실을 찾았습니다. 방 안이 모두 흡음 처리가 되어 있지요. 발성과 노래 연습을 하는 데 반향 되는 게 없으니 힘을 더 쓰게 됐습니다.

 

똑같은 일이 3회 향상 음악회 장소에서도 발생했어요. 약수 '중구 청소년수련관'의 대강당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넓은 공간이기는 하지만 소리가 반향 되는 울림이 없더군요. 리허설 할 때 힘을 더 쓰게 됐습니다. 공연할 때는 감정의 흥취에 빠져 힘을 더 쓰게 될 텐데 싶어 걱정스럽더군요.

 

개인 연습실의 방음 시설에 적응되는 건 이틀째부터였습니다. 결국 4시간 이상의 소리를 내보니 힘을 어느 정도 써야 할 지 감이 잡히더군요. 하지만, 무대에서는 그럴 시간이 없었습니다. 변명이나 마찬가지나 노래 부를 때 힘을 더 내야 한다고 느꼈더니 결국 음정이 #되고 있는 게 느껴지더군요. 허탈했습니다.

 

 

 

[열정에 대해 많은 자극을 주신 출연자 분들과 함께]

 

 

 

다음 음악회, 벌써 기다려집니다

 

아쉽게도 많은 긴장은 무리한 연습을 하게 하나 봐요. 전날 3시간의 연습 그리고 당일 포인트 레슨과 자유 연습까지. 결국 음악회 당일 레슨 이후 간질거렸던 목 상태였는데 염증이 돋는 게 느껴졌습니다. 예상보다 추웠는데 얇은 무대 복장으로 나와 무리를 하기도 했죠. 바로 집에 들려 따뜻한 외투를 걸치고 나왔으나 상태는 좋아지지 않더군요.

 

연습할 때는 머리 끝이 뽀족하게 느껴지게 나오는 소리가 느껴질 때도 있었어요. 그러나 아쉽게도 향상 음악회 무대에서는 그런 느낌은커녕 턱도 제대로 열지 못해 목으로 노래 부르는 게 전해졌습니다. 이제야 생각해보니 울림이 없던 공간이라도 '더 크게'라는 마음보다 '평소대로'라는 심정으로 불렀어야 싶네요.

 

처음 서보는 향상 음악회, 많은 불안과 떨림이 있었습니다. 이 마음이 내가 불러야 할 노래에만 빠져 있지 않을까 싶었어요. 함께 연습했던 분들의 무대를 감상하는 걸 방해하며 음악회 자체를 즐기기에도 무리가 되죠. 하지만, 다른 분들이 부르는 모습을 보며 많은 감탄을 했습니다. 즐거웠어요.

 

 

 

 

나만의 향상, '제대로 부르고 싶다'는 욕망

 

사실 성악가나 가수들이 노래를 공부한다는 걸 크게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그냥 감정에 취해 부르면 될 뿐 아닌가?' 싶었거든요. 이번 연주회를 통해 음 하나 박자 하나를 제대로 부르고 싶다는 욕심이 들었습니다. 배운 발성을 곡에 접목하여 감정을 덧입혀 어떤 곡을 부르던지 마음을 전할 수 있는 실력을 쌓고 싶어졌어요.

 

부를 곡에 대한 해석은 물론 어떤 부분에서 숨을 쉬고, 긴장하고, 음을 강 혹은 약하게 낼지 미리 연구해야 합니다. 또한, 발성을 제대로 내기 위한 발음도 연습해야 했죠. 이번 향상 음악회에서 노래를 제대로 부르기 위해서는 공부하고 연구하며 연습해야 한다는 걸 깊이 배웠다는 점입니다.

 

회원 분들 모두 한 번의 무대를 위해 연습했던 시간의 열정이 고스란히 느껴졌어요. 진심으로 격려하고 칭찬해주시는 분들로 따뜻했습니다. 준비를 도맡고 멋진 무대를 보여준 재성 선생님, 따뜻한 용기를 주시고 축하 공연으로 본을 보여주신 황세진 선생님, 장시간 반주해주신 보름쌤과 정은쌤 감사 드립니다.

 

 

[저도 보지 않은 영상입니다~^^ 마음을 굳게 먹고 봐야 합니다^^]

 

 

by 왕마담 2015.03.03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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