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3개월이 휘리릭 지나갔네요. 현대백화점 문화센터 예술가곡(성악초급반) 여름학기가 끝났습니다. 이로써 노래를 배운지 일 년이 되네요. 전에 다른 클래스를 다니기도 했으나 1~2개월 단기적으로 배웠었고 이리 기나긴 시간 배운 걸 보니 무척 즐거운가 봅니다.

 

이번 학기에는 신나는 곡들이 많았어요. 더위에 지치지 말라는 선생님의 배려가 보였습니다. 그 중 가장 빠른 템포와 긴 가사로 단번에 기를 죽인 곡, 신나는 칸초네 <마레키아레(Marechiare)> 입니다. 마레키아레는 나폴리에서 가까운 바닷가의 땅 이름을 나타내요.

 

 

[1988년 Lincoln Center에서 Pavarotti가 부르는 Marechiare]

 

 

 

경쾌한 리듬과 밝은 사랑에 대한 가사를 담고 있으며, 이탈리아어로도 불리지만 나폴리어(방언)로 가장 많이 애창되고 있습니다. 2박자의 빠른 리듬으로 이탈리아어를 씨부려야 하니 듣기는 좋지만 부르기는 어려워요. 유투브에서 검색하면 루치아노 파바로티가 부른 곡들이 가장 많이 나오더라고요.

 

어우~ 빠른 속도와 풍부한 성량, 빠른 템포에도 흥겨운 멜로디를 뽐낼 수 있는 멋진 노래였습니다. 문제는 '과연 부를 수 있을까?' 싶었죠. 처음 듣자 마자 기왕이면 연주회(발표회) 때 이 곡을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수업을 하면 할수록 '어려워 어려워' 였어요.

 

 

 

[혼자서 처음 불렀을 때. 안듣길 권고합니다^^]

 

 

 

욕심 채우지 않으면 만족하지 못하는 성향이 어디 가겠습니까? 연주곡 무엇을 할 것인지 답해야 하는 자리에서 마레키아레 하겠다고 했습니다. 뒷생각 없이. 지난 번 발표회 때도 가장 자신 없는 곡을 했었는데 이번에도 비슷하네요. 연습하면 되겠지 하는 심정은 있었습니다.

 

몸으로 소리를 낸다는 것 혹은 몸통으로 소리를 올린다는 것 조금 알 거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쑥스럽지만 중 저음은 테너 흉내를 내는 듯 합니다. 조금은 자만 같은 자신감에 차 있었는데 <마레키아레>를 부를 땐 가사가 많고 빨라 숨쉬는 게 생각대로 안 되더라고요.

 

 

[못 불러도 인증샷은 꼭^^]

 

 

 

아이고~ 숨쉬기가 이리 중요한지 그제야 체험했습니다. 전에는 느린 곡들을 불러 적당하게 쉬면 되는데 이 곡은 그렇지 않았어요. 치고 빠지듯 숨 쉬어야 한다고 하는 데 노력은 해보았으나 요원했습니다. 해결책으로 아예 애매한 부분은 숨쉬지 않기로 생각했어요. 그게 더 쉬웠습니다.

 

단점은 노래의 맥락이 끊어진다는 점이죠. 그건 포기~!!! 역시나 오늘 발표 하는 데 쭉 소리를 뽑아내야 할 때에 숨쉬느라 템포가 끊어지더군요. 이제는 느껴집니다. 노래의 흐름이. 어디서 끊어져도 괜찮고 이어질지 알 듯 한 생각이 들어요. 물론 배웠으니 알겠지요?

 

 

[실제 Marechiare 모습(그림)]

 

 

 

부르는 내내 연습할 때보다 더 큰 강당에서 부르니 힘이 없다는 게 느껴졌습니다. 수업 때는 교실에서 연습 때는 차 안에서 부르니 울림이 다시 돌아오는 듯 느껴졌는데 강당에서는 어디론가 빨려가는 듯싶었어요. 더 크고 힘있게 지르려고 하니 긴장되고 경직됐습니다. 발음도 자연스레 나오지 않고.

 

예전에는 부르는 거 자체로 끝이었는데 이번 연주회 때는 피아노 소리도 좀 들렸고 부를 때의 내 목소리의 상태는 어떤지 단전 힘으로 몸통을 거쳐 소리를 내는지 체크 되더군요. 물론 모든 게 엉망이었지만. 다음 학기 수업도 벌써 기다려집니다. 어떤 곡을 내가 과연 어떻게 부를지 말이죠.

 

 

[연주회 모습, 저 위의 처음 부를 때보다야 좀 낫겠지만... 마음 단디 먹고 보셔야 합니다^^]

 

 

P.S : 배우는 클래스는 현대백화점의 무역센터점 문화센터입니다. <예술가곡과 아리아>라는 클래스인데, 성악 기초를 배우고 있어요. 문화센터는 3개월 마다 학기가 새로 시작됩니다. 매 학기말, 같은 선생님에게 배우는 3개의 반이 함께 모여 연주회를 합니다. 배운 곡 중 자신이 부르고 싶은 노래를 부르게 되죠. 현재 가을학기 모집 중이니 관심 있으면 현대백화점 문화센터 홈페이지나 현장 접수를 통해 등록하면 됩니다.

 

by 왕마담 2014.08.31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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