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로 문화센터에서 기초 성악 수업반을 배우고 있습니다. 목적은 사실 음치 탈출이었어요. 뮤지컬이나 오페라 그리고 각종 공연을 좋아하는 데 심금을 울리는 아리아를 들을 때 마다 '나도 저렇게 부를 수 있을까?' 싶었습니다. 술이 들어가지 않으면 노래방도 안 가려던 제가 '배워보자'는 용기가 어디서 나왔는지.

 

맨정신으로 남들 앞에서 노래를 부르는 데 그렇게 떨어본 적은 정말 오래간만이었습니다. 사시나무 떨듯 벌벌벌.... ^^ 같이 수업 듣는 선배님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걱정스러웠어요. '저렇게 못 부르는 데도 배운다고?' 하실 듯 했거든요. 다행히 선생님과 선배님들이 목소리가 좋다며 어찌나 격려를 해주시던지.

 

그 맛에 어느덧 일년이 되었습니다. 여전히 노래를 부르는 건 흥분돼요. 일상이 리드미컬하게 바뀌고 있습니다. 건조할 뿐이었던 도시는 어느덧 마음과 같이 설레는 풍광이 되어가네요. 음악과 노래 덕분인 듯 합니다. 그래도 누군가 앞에서 노래할 때는 두근반 걱정반이지요. 잘 부르고 싶은 욕심이 많이 들었습니다.

 

 

[연습곡 <Caro mio ben> by Pavarotti]

 

 

수업을 더 받아볼까 싶어 여기저기 검색을 많이 했어요. 대게 개인 교습인데 체계는 없어 보였습니다. 학교를 갈 수도 없는 노릇이고 좀 답답했어요. 그러던 중 우연찮게 찾은 <아마추어성악동호인 JS스튜디오>는 숨통을 틔게 해주었습니다. 당시 문화센터에서 배운 <Marechiare>를 부를 때 호흡이 전혀 안 되는 걸 깨달았거든요.

 

저를 위해 존재한 수업으로 생각될 만큼 답답해 하던 기초를 다루어주어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만, 10기는 이미 인원 초과였습니다. 하루에도 한 두 번씩 스튜디오 홈페이지를 접속해서 11기 수업 개강 소식을 기다렸어요. 추석 연휴 전 잠시 들른 카페에 반가운 공지가 떴습니다. '아싸~'

 

또 초과될까 봐 단번에 입금부터 해버렸어요. '아자자자자~', 그리고 드디어 첫 수업이 어제 있었어요. 레슨실은 다행히 회사에서 가까웠습니다. 집은 멀지만 둘 중 한 곳에라도 가까우니 어딥니까? 룰루랄라~ 그러나 한 명씩 노래를 불러야 한다는 말씀에 질겁을 했습니다. '아이쿠~ 이건 생각도 못했는데....'

 

 

[저 턱, 쩍 벌어졌어요~^^]

 

 

노래를 배웠다는 사실도 잊은 채 겁남에 발발발발~~^^ 생각나는 가곡이 지난 달 배운 <박연폭포>밖에 없더군요. '에라~ 모르겠다'는 심정으로 불렀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동기님들도 모두들 당황하신 듯한 표정이었으나 모두들 여유롭게 잘 부르셔서 역시 노래에 대한 ''이 있으시구나 싶었어요.

 

곧 이재성 선생님의 열정적인 강의가 이어졌습니다. <1~2단계의 호흡법> <턱열기> 1강의 핵심이었어요. 개인적으로는 턱열기는 처음에는 낯설고 힘들었으나 차츰 적응되는 느낌이 있었는데, 호흡법은 아직도 자연스럽지 않습니다. 숨을 충분히 쉬지 않는 듯 여겨져요. 복부를 먼저 팽창시키는 데도 어렵습니다.

 

역시 연습이 많이 필요할 듯 해요. 전부터 출퇴근길 지하철까지 10~15분 정도 걸어가며 '발음'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오늘 아침의 발음과 발성(물론 큰 목소리는 내지 못하지만)을 해보는데 평상시와 다른 느낌이 들었어요. 조금 더 쉬워진 느낌입니다. 특히 입을 여는데 전처럼 의식하지 않아도 많이 벌리더라고요.

 

 

[수업전 먹은 저녁, (뻥 조금 보태어)다 넘어오는 줄.....]

 

 

예전부터 도통 입을 크게 열지 못했었습니다. <턱열기> 연습은 단번에 이걸 고쳐주더라고요. 퇴근길에도 무심코 지하철 안에서 턱열기와 호흡법을 하고는 스스로 흠찟했습니다. 누군가 보지는 않을까 싶었죠. 느리겠지만 늘어날 실력 상상에 연습도 재미있습니다. 벌써 다음주 수업이 기다려지네요.

 

이제 남은 7번의 강의 11기 모두 함께 하길 바라며 모두 스스로 원하는 모습이 되어 있길 바라겠습니다. 부족함 많은 반장이겠지만 너그러이 보아 주시길 또한 바랄게요^^ 감사합니다. 화이팅 화이팅^^

 

 

 

by 왕마담 2014.09.20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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